미지의 언어 탐구 行 – 성주 청송 : 윤해서

미지 한 번도 감정에 휘말린 적 없는 벽은 평평하고 반듯하다 말이 사라져 두려움도 불행도 없는 곳에서 나, 열쇠에, 떨어진다, 선로를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네가 외면한 것 내가 볼 수 없는 것은 네가 보려고 하는 것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더욱 그렇다 어떤 일에 막히면 ‘돌이킬 수 없는 것들은 돌이킬 필요가 없는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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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혜순 시인, 세계적 권위의 ‘그리핀 시 문학상’ 수상 : 시사저널 2019-07-06 : 최규승

살아서 죽은 자의 49일을 담은 『죽음의 자서전』 최규승 | 시인     지난 6월 6일 밤(캐나다 토론토 시간)은 한국 시문학장에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. 한국 여성시의 아이콘이자 우리 시대 시의 전위에 서 있는 김혜순 시인이 ‘그리핀 시 문학상’(Griffin Poetry Prize)을 수상한 날이기 때문이다. 수상작은 『죽음의 자서전』(문학실험실, 번역시집명 Autobiography of Death). 이 수상 소식과 함께 시작(詩作)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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박스에서 나한을 꺼냈다 : 진연주

나한은 부처가 아니다. 부처는 부처가 아니다.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한다. 말들은 부끄럽고 상황은 악화된다. 늙은 개는 매일 제 털을 뽑아낸다. 책을 펼쳐 낱낱의 장에 개의 털을 심는다. 개의 털을 심는 일이 내게는 말을 매장하는 일처럼 여겨진다. 말을 잃는 일은 그처럼 쉽다. 쉽지 않다. 4만 5천 원짜리 시집을 사달라고 조르는 일 만큼이나 쉽지 않다. 시집을 고르면서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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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당의 밤과 안개-영화 받아쓰기(ciné dictée) : 김태용

영화를 기억하는 시간과 영화 속을 헤매는 자들을 기록하는 시간은 결코 같지 않다.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본다. 상영이 취소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떠올린다. 입안에 있는 레몬사탕이 좀처럼 녹지 않는다. 내일은 더 추워진대. 추워진대?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 극장 안으로 들어간다. 영화가 시작되기 전 우리는 외투를 벗는다. 두 번 접고 네 번 접어서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. 그 위에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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북경-도키-자이푸르 : 한유주

내가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열리는 문학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된 것은 두 해 전쯤 북경에서가 처음이었다. 영국에 거주하는 에이전트가 메일을 보내 항공권만 자비로 부담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. 규모가 작은 페스티벌이라 숙박은 제공되지만 비행기 편까지는 어렵다는 얘기였다. 나는 그러마 했다. 2013년경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나게 된 에이전트는 영어로 번역된 내 단편을 우연히 읽었다며 계약을 원한다고 했고 나는 서류를 제대로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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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정으로 있지 않은 있음과 없음-소설가 이인성과의 문학 방담 : 『Axt』 2018년 1-2월호 커버스토리

진정으로 있지 않은 있음과 없음 ― 소설가 이인성과의 문학 방담 배수아(이하 배) 꿈틀대는 것 같다. 당신의 모든 문장이. 백가흠(이하 백) 당신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소설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달리 말하고 싶다. 전체는 정적이면서도 그 안은 동적인 에너지들로 넘쳐나는 느낌이 들었다. 이인성(이하 이) 대뜸 그렇게 시작하니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 좀 난감하고 쑥스럽다. 글쎄, 뭐랄까… 당연한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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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리는 눈을 멀게 하고, 이미지는 귀를 먹게 한다. 과연? : ‘사운드 이펙트 서울 2017’을 다녀와서

이현진 미디어는 세계의 목소리 그 지평 위에 군림해왔다. 심지어 그 세계를 뒤집으려는 혁명조차 전파의 자장 안에 있어야만 했다. 우리는 귀를 막고 TV를 볼 수는 있지만, 눈을 감고 TV를 들을 수는 없다.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(2017. 12. 8 ~ 2018. 1. 31) 은 ‘보이는 것이 믿는 것이다’는 확고함을 허문다. 1 일상의 음향 기계는 조형물이 아닌 부속품이다. 하지만 그것이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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후박나무 아래에서 (글) : 김선재

없는 것을 그리워하는 것이 우리의 오랜 병이었다. 병을 품고 바다로 간 것은 그 때문이었다. 흐린 바다에서 축축한 바람이 불어왔다. 우리는 오래 그 바람에 얼굴을 씻었다. 씻어도, 씻어도 물이 되는 꿈은 멀었다. 무게 없는 발자국들은 쉽게 지워졌고 해변은 지루하기만 했다. 낮에도 별은 여전히 낮은 지붕 위로 떨어졌지만 그걸 본 사람은 없었다. 보이지 않으니 아무것도 들리지도 않았다.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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『르 몽드』 지가 본 오늘의 한국문학: “한국은 정령들을 간직하고 있다” / 플로랑스 누아빌 / 윤경희 역

∎ 일러두기 2016년도 프랑스 ‘파리도서전(3월 17일~20일)’에 즈음해, 『르 몽드(Le Monde)』 지가 도서전 주빈국으로 초대된 한국의 문학 현황을 개관하는 기사를 실어 이 자리에 소개한다. 이 기사는 『르 몽드』가 금요일마다 별면 특집으로 간행하는 ‘책들의 세계’ 2016년 3월 18일자 판의 6~7면 ‘자료(Dossier)’ 란에 게재됐다. 자신들 나름의 관점으로 작성된 이 기사의 문맥이 얼마나 올바르게 한국문학의 전체적 현황을 파악하고 세계에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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